영화 박하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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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다시 돌아갈래!!!'


  과거를 회상해 보면 적잖게 아쉬운 기억들이 많다. 그때로 돌아갔으면 했던 생각, 그때 그렇게 하지 말걸, 그때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 등. 대게 그런 류의 소모적이고 부질없는 생각들이긴 하나 때론 가볍게 웃음 지으며 회상할 수 있어 좋기도 하다.

  영화를 보고 과거라는 것에 대한 여러 생각이 드는데, 영화 분위기가 음울하고 어두워서 썩 기분 좋은 생각들이 들진 않는다. 결국 사람은 자의든 타의든 나이를 먹게 되면 삶에 참 많이 찌들겠구나 하는 씁쓸함이 제일 많은 빈도를 차지한다. 어쩌겠는가. 너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인데. 살고 살아 이리저리 부딪혀 모가 나든 마모가 되든 별 수 없다. 그냥 그렇게 살아야지 뭘. 다만, 살면서 좀 더 즐길거릴 찾고 재밋거릴 찾는게 별 수 없다는 생각을 하는 만큼 중요하다는 것- 새삼 느끼게 된다.

  첫 챕터 후반에 극 전개가 어떻게 흘러 가는지 의아했다. 주인공처럼 보이는 설경구가 시작한지 몇십분도 안지났는데 자살이라니. 대충 눈치 챌 수도 있었겠지만 상항이해 센스부족으로 어리둥절 하다가 챕터가 끝나고 철로를 지나는 씬을 보고 눈치를 챘다. '아..과거로 가는건가?' 일곱개의 챕터가 시작하기 전에(생각 해 보니 첫 챕터도 그랬구나) 계속 그런식으로 철로를 지나는 씬이 나온다. 영호가 과거로 흘러가고 있다는 듯.

  여기 영화를 더 인상깊게 만든 이유가 몇가지 있다.
- 주/조연 연기들도 괜찮았지만 설경구의 연기가 특히나 일품이었다. 솔직히 말해 설경구가 연기를 그렇게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다. 설경구 하면 생각나는게 분노씬 위주였으므로.. 물론, 출연 영화를 몇 편 못 봐서 인지 모르지만 박하사탕을 보고 생각이 좀 바뀌었다. 연기 괜찮게 했다. 멋졌다.
- 장면장면 전개에 적당한 호기심을 부여했다. 결과도 적절했다. 너무 궁금하거나 지루한 장면이 없었다. 적당하게 의아해 하게 했으며 일어난 상황들의 동기를 납득 할 수 있었다. 쉽게 말해 니가 알아서 생각해라 혹은 너는 자라 나는 말할께 하는 씬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풀기 껄끄러운 이야길 참 잘 풀어놓은 느낌이다.(감독이 작가 출신이라 그런가?)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90년대 느낌이 잘 살려졌다. 극중 배경이 80년대부터 90년대라 그랬는지 마음에 드는 화면이 많이 나왔다. 이건 어디까지나 극히 개인적 취향인데 난 90년대를 참 좋아한다. 특히 뺑끼칠 되어있는 간판이 즐비한(흰 바탕에 탁한 톤의 빨강/파란 이름!) 골목이나 시장거리, 시멘트나 빨간벽돌로 만들어진 건물과 벽들로 이루어진 동네, 약간 달동네 스러운 배경들을 보면 환장한다. 어이구.

  앞서 이야기 했지만 나역시 가끔 돌아가고 싶은 과거 있다. 주인공인 영호의 과거를 보면 정말 돌아가고 싶은게 언제인지 의아하긴 하지만 요즘 난 유치원도 다니지 않을 때 뛰어놀던 집앞 마당과 동네 공터나 공사장 주변들을 퍽 그리워 하는 것 같다. 뭐, 돌아가고 싶은건지 그리운건지 혼동이 되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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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르도르

2009/05/31 00:30 2009/05/3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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